Byun Sanghwan

변상환의 “Live Rust” 시리즈는 조형적인 구축을 통하여 그 표면이 함의하는 삼차원의 복잡한 형태를 총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조각의 입체적인 효율성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그는 평평한 종이 면에 조각의 실현을 가시화 했는데, 실재하는 삼차원의 덩어리를 생략하고 그것의 표면들로 공간을 한결 효율적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그는 실재한 덩어리들의 현전을 통해 확보되는 공간의 깊이감이나 거리감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것마저 표면만 남아있는 조각들의 배열 안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괄호 상태로 끼워 넣었다. 이는 다소 심각하게 이야기해 본다면, 공간을 점유해야 할 조각으로서 “Live Rust”가 입체적인 공간을 점유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Live Rust”는 내부의 덩어리와 외부의 공간이 생략되어 있는, 단지 표면으로만 현전하는 조각이다. 그것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이 구축된 형태들이 만들어내는 통일된 움직임에 있다. 그렇게 형태의 구축 원리 안에서 합의된 가시적인 움직임은, 형태의 존재 방식에 대해 무거운 조각적 정체성을 부여한다.

그가 과거에 방수 우레탄과 플로랄 폼을 사용해 입체적인 초록 조각에 집중했었을 때와 비교해 본다면, “Live Rust” 시리즈는 그것과의 역설적인 상황에서 도출된 또 다른 조각적 시도였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초록 조각은 가볍고 단단하지 않은 재료인 플로랄 폼으로 형태를 만들어 놓고 그 표면에 방수 우레탄을 덮어 견고하게 완성됐다. 변상환은 거대한 스케일과 속이 꽉 찬 두께감에 비해, 그 초록 조각이 가진 이중적인 물질성이 상충하여 강조되면서 조각적인 결과물은 표류하는 이미지로 보이길 원했던 것 같다. 실제의 공간을 크게 점유하고 있으나 그것이 사물의 현전을 경험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중력으로부터 벗어난 조각의 고립된 중량감 같은 것을 더욱 강조했다. 이는 고전적인 조각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속이 꽉 찬 내부의 무게가 조각 표면의 양감으로 인해 도리어 상쇄되면서 조각의 중량감은 중력과는 크게 상관없는 스스로의 무게 자체로 일정한 공간 안에서 현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Live Rust”는 초록 조각과 사뭇 다른 시도를 거쳐 비슷한 결과에 닿을 수 있다는 조각적 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 프랑스 시인의 시에서 제목을 가져다 쓴 《몸짓과 흥분과 짧은 역사》라는 이번 전시에서, 변상환은 “Live Rust” 시리즈를 공간에 설치하는 방법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평면적인 결과물을 수평적인 시각으로 벽에 고르게 걸어두는 대신, 종이 채 줄로 매달아 수직과 수평이 교차하는 입체적인 공간 속에서의 현전을 극대화 했다. 이러한 전략은 단색의 표면들이 연속하면서 움직임을 내포하게 된 통합된 형태 구축물에서 조각의 무게를 산출해낼 수 있는 감각적인 논리와 효과를 제시한다. 요컨대 적갈색의 평평한 조각 표면은 중력과 상관없이 조각 자체의 과중한 무게를 함의하고 있는데, 이는 조각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에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양감, 질감, 중량감이 시각적인 총체 안에서 긴밀하게 작동하며 조율된다. 따라서 조각의 무게는 현전하는 실체라기보다는 현전하는 감각에 가깝다. 그것이 바로 조각적인 감각인데, 변상환의 “Live Rust”는 그러한 조각의 조건들을 표면이라는 유일한 물리적 토대 위에서 구체화하고 있다._“표면과 색과 움직임을 가진 특수한 형태들, 그리고 중력과 무게”_안소연(미술비평가)

Read More

CV

2018  서울과학기술대학원 조형예술과 석사 졸업
201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졸업

Read More

Works

Related Exihibiton

News

변상환 개인전 <몸짓과 흥분과 짧은 역사>展에 대한 리뷰가 미술세계 2018년 12월호 (vol.49) 163페이지에 기재되었습니다.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