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initially, finally

14 March 2019 – 14 April 2019
SPACE SO

 

새봄, 2019년을 여는 스페이스 소의 첫 전시는 <PHOTO-initially, finally>이다. 2019년 3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강주현, 이해민선, 임선이, 조혜진, 한성필 등 5명의 작가들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엮어 그들의 작업에서 ‘사진’이 다뤄지는 방식과 그에 따른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initially PHOTO – 사진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진이 아닌 강주현의 조각과 이해민선의 회화 작품, finally PHOTO – 여러 과정들을 거쳐 결과적으로 사진으로 남는 임선이와 한성필의 작품 그리고‘사진에서(initially)’ 사진으로(finally)’ 작업이 완성되는 조혜진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강주현 작가는 주변 사물들에게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본인이 ‘사진 드로잉’이라 명명하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사진 드로잉’이란 가느다란 선으로 자른 사진 이미지를 마치 연필 선처럼 사용하여 공간에 입체들을 그려나가는 방식이다. 작업의 대상을 모델링하고 캐스팅한 후 표면에 사진을 붙여 나가며 대상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낸다. 사물을 세세하게 촬영하여 만들어낸 부분들과 색들은 사진이 되었다가 조각의 표면이 된다. 직접 촬영한 사진을 가늘고 길게 잘라 붙이고 일부분을 허공에 흩날리게 만드는 그의 표현 방식은 조각이 된 각각의 대상들에게 시간성과 운동성을 시각적으로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수없이 오르내리는 사다리, 늘 사용하는 직소와 그라인더와 같은 작업용 공구들이 사진조각으로 자리한다.

이해민선은 화학 약품으로 사진의 잉크를 ‘녹여내’ 작업의 재료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일명 ‘사진 드로잉’(사진의 표면을 녹여낸 잉크로 그림을 그리는)들 중 2015년 이후 집중적으로 발표하고 소개된 ‘녹여내 그린’ 작품 연작들이다. 전시된 작품 <덩어리>, <웅덩이>의 화면 속 덩어리들은 거대한 돌산을 찍은 사진들의 반짝이고 매끈한 표면을 녹여내어 그린 그림이다. 작가는 팔레트에서 덜어낸 물감을 캔버스에 칠하듯 인화지 위에서 녹아 흘러내리는 안료들을 물감 삼아 그림을 그려나간다. 돌산은 깨지고 부서져 돌 가루 같은 물감이 되어 채석장을 그려내고 화면의 한 부분에서는 그 자체로 응고된 덩어리가 되어 존재한다. 돌산의 사진은 녹아서 채석장이 되고, 보석은 원석이, 대리석은 강과 산이 된다. 사진 속 이미지는 잉크가 되고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질감을 얻어 결국에 그림이 된다.

임선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현시대의 변화와 양태를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시선으로 감지하고 이를 새로운 이미지의 ‘풍경’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지형도-설치 작업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그의 대표적인 연작들 중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산인 남산을 소재로 한 <극점> 시리즈를 소개한다. 작가는 <극점> 연작을 위해 남산의 형태 및 남산과 연결된 주변의 물리적 구조물과 공간들을 탐색하고 분석하며, 남산에 분포하는 지물들의 정보를 수량화하여 표기한 지형도를 이용하였다. 한 장 한 장 오려낸 수 천장의 지형도를 쌓아 3차원의 기계적인 풍경의 산수 조각을 만들고, 여기에 구름이나 안개, 연기가 낀 것처럼 연출하여 촬영한 풍경을 사진으로 완성한다. 매끈한 하나의 사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작업 과정처럼, 일견 운무에 가려진 겨울 산처럼 보이는 작품은 작가가 감지하고 들추고자 하는 현시대의 어떠한 증후에 대한 의심을 표면에 드러내는 동시에 감춘다.

조혜진 작가는 일상의 사물들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발견한 미적 조형성을 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 안에서 분석하고 의미를 해석하여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강화화문석문화관에서 마주한 화문석에 담긴 풍경들을 소재로 한 <바닥풍경> 연작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단지를 이용한 <플라이어> 연작을 소개한다.
작가는 왕골공예장인들이 화문석 안에 표현해낸 열과 행에 맞춰 단순화되고 픽셀화된 풍경 이미지와 가장 유사한 실물 이미지를 웹 서칭으로 찾고, 이를 꼴라주하여 재현한다. 전통공예품 속에 묘사된 풍경을 근거로 하였으나 <바닥풍경> 속 풍경은 오히려 이국적인 풍경사진이 된다. 전시장에는 <바닥풍경>의 레퍼런스가 되는 자료들을 함께 전시하여 사진 속 풍경의 장소 또는 동식물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한성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연작 ‘파사드 시리즈’들 중에서 작가가 직접 건축물의 가림막을 설치하고 촬영한 <파사드 프로젝트> 작품들을 소개한다. 한성필의 파사드 프로젝트(Façade Project)는 재현에 있어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건축물의 가림막이라는 형식으로 실제 공간에 이미지를 드리워 만들어내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전시되는 3점의 작품 중 <The Ivy Space>는 2009년에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 사옥에 설치했던 한성필 작가의 첫 번째 ‘파사드 프로젝트’로 그 의미를 가지며 <Harmony in Havana III>는 2015년 쿠바 아바나 비엔날레에 초청되어 본인의 작품 <Illusionary Pagoda>를 28x33m의 대형 가림막으로 제작하여 아바나의 랜드 마크인 엘 카피톨리오 광장의 건물에 설치하고 완성한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각 작품의 제작 과정을 담은 기록 영상을 QR code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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