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이승현 Lee, Seung-Hyun

13 June 2019 – 14 July 2019
SPACE SO

 

스페이스 소는 6월 13일부터 7월 14일까지 이승현 개인전 <Beyond>를 개최한다. 이승현은 구체적인 대상이나 계획 없이 자유로운 연상을 통해 미지의 형상을 그리는 드로잉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이 더해진 형상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기적인 생명체나 기이한 괴물을 떠올리게 하고, 숙주의 의지와 무관하게 증식하는 바이러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5년 만의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이승현은 이러한 생명체들을 계속해서 제시하되, 그것들이 기거하는 새로운 환경과 경계를 보여준다. 전시는 크게 풍경드로잉 연작, <Cube> 연작, <회전증식> 연작, 월 드로잉(벽 드로잉, wall drawing)으로 구성된다.

지난 개인전에서 미지의 생명체들은 명화 속 인물을 해체하고 구축하거나(2010), 바둑판을 연상시키는 격자 위에서 영역을 차지하고 물러서며 나타났다(2014).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영위하는 일상 풍경 속에 미지의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건물이 들어선 도시, 길거리, 쇼핑센터, 수영장 등이 그 배경이다. 가로등을 타고 피어오르거나 건물의 구조를 흐트러트리고, 사람과 사물들 사이를 어지럽게 연결하는 생명체들로 인해 일상의 풍경은 이질적으로 보인다. <190219_174411>와 같은 작품명은 실제로 작가가 풍경을 포착하여 사진을 찍은 순간의 날짜와 시간을 나타낸다. 작가는 풍경 사진에 기반하되, 생명체들이 주어진 풍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 수 없는 즉흥적인 드로잉을 통해 일상과 상상의 영역을 넘나든다.

일상적인 풍경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살아감에 있어 끊임없이 세계를 지각하고 관계맺으며 자기자신을 구성해 나가는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한 관심과 연관된다. 움직이는 사물은 물론이고 정지된 사물조차도 흐르는 시간과 상상의 여지에 따라 한순간도 멈춰 있지 않는 세계를 구성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는 일상의 풍경이 어느 날 갑자기 낯설게 보이듯 우리는 익숙함과 낯섦, 안정과 불안, 질서와 무질서가 매 순간 교차하는 풍경 속에서 살아가고, 이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오가며 총체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그린 미지의 생명체들은 명확하게 우리가 볼 수 있는 세계 너머의, 무의식과 상상이 더해진 이면의 세계를 나타낸다.

함께 선보이는 <Cube> 연작은 화면에 큐브의 경계선을 그려넣고 큐브 속에 들어차거나 그 경계를 넘나드는 생명체들을 연필로 드로잉한 작품이다. 전시장 한 켠, 세 벽면에 <Cube> 드로잉을 극대화한 월드로잉(wall drawing)을 함께 선보여 큐브라는 경계의 안팎, 나아가 전시장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생명체들을 살펴볼 수 있다. <회전증식> 연작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원형 나무판에 생명체들을 드로잉한 작품이다. 모든 방향에서 작품을 볼 수 있으며, 특히 풍경 드로잉 작품 옆에 놓여 사각프레임 너머 풍경의 확장을 상상하게 한다. 또한 전시장 2층의 카페 공간에서는 <회전 증식> 작품을 여러 개 연속해서 놓거나 겹쳐지게 놓아, 생명체들이 회전에 따라 매번 다르게 결합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여준다.

풍경드로잉 연작에서 돋보이는 일상과 상상의 넘나들기는 카페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선보이는 <회전증식>으로 이어지면서 연속성을 가지고, 미지의 생명체들이 존재할 법한 환경이나 상황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Beyond>라는 전시명은 이처럼 어떠한 풍경 너머, 주어진 공간과 경계 너머 이면의 세계를 살펴보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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