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민정

Guem MinJeong: INVISIBLE FOREST

19 October – 12 November 2017
SPACE SO

10월 19일부터 11월 12일까지 금민정의 개인전 <INVISIBLE FOREST>가 스페이스 소에서 개최된다. 금민정은 작품이 될 장소를 찾고 그 공간에 대한 심리적 경험이나 감정을 시각화한 영상 이미지로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비디오-설치 작품과 비디오-조각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디오-설치와 비디오-조각이라는 구현 방식을 유지하면서 작업의 소재가 되는 공간을 화전민들의 집촌이 복원되어 있는 가평의 잣나무 숲으로 선택하였다. 숲에 불을 내고 4-5년간 경작을 하며 살다가 또 다른 숲으로 이동하여 생활을 이어갔던 화전민들은 광복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 산촌 주변에 그들의 터가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과 관광을 위해 찾는 울창한 잣나무 숲 속에서 작가는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숲으로 들어와 불을 내고 경작지와 생활터전을 만들었던 화전민들의 흔적을 찾아내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숲 곳곳, 나무들 사이사이에 남아있을 그들의 흔적을 나무와 숲의 이미지에 투영시킨 비디오-설치와 비디오-조각으로 전시장을 그들의 시간이 존재하는 보이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는 숲으로 변신시킨다.

이번 전시에는 전시장 입구의 대형 설치작품 1점과 비디오-설치 1점, 9점의 비디오-조각으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기 위해 입구에 설치된 대형 작품 <Forest in the Wall>을 먼저 만난다. 한쪽은 갤러리 건물의 벽 이미지이고 반대편 안쪽은 숲 속 이미지인 이 작품은 마치 건물의 벽면 일부를 벗겨낸 듯 바깥으로 휘어져 관객의 시선을 끌고 동선을 유도하는데, 마치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장 정면의 벽을 가득 채운 비디오-설치 작품, <화. 전. 림.(火. 田. 林.)>은 옛 화전민 터인 가평의 잣나무 숲을 찾아가 촬영하고 제작한 작품이다. 그들의 터전이었던 숲 그리고 그들의 존재를 기억할 나무에, 구전되어 온 화전민들의 노랫소리와 바람을 비롯한 숲에서 채집한 숲 속 동식물들의 여러 움직임을 담은 소리들을 주파수로 시각화하는 프로그래밍을 적용하여 청각적 요소들을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나뭇잎을 태운 재, 나뭇가지와 잣, 돌 등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그들의 행위>는 영상 작품과 함께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숲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복원된 화전민 마을에서 촬영한 문과 벽, 숲에서 주워온 나무들로 구성한 비디오-조각들인 <화전민의 벽>, <화전민의 문>, <Forest in forest>, <숲을 나오니 또 숲이 보이네 I & II> 등은 숲과 마을에서 채집하고 작가가 재조합 한 새로운 공간이 되어 갤러리 공간 이곳 저곳에 놓인다.

공간이 가지는 시간의 흔적과 기억 그리고 이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그 공간의 움직임으로 변형과 재구성을 하는 금민정 작가가 선택한 이번의 공간은 화전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던 숲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한 그루 나무이다. 전시장에 길게 누운 나무의 미묘한 움직임들은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서의 숲이라는 인식너머, 이전의 흔적을 감지하고 그들의 삶을 상상해 보게 하는 경험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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