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

Iridescent Clouds

 

박형근 Hyung-Geun Park

 

16 July 2020 – 16 Agust 2020
SPACE SO

간혹 청아한 하늘을 바라보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빠져들 때가 있다. …
순간 발광하는 이미지, 미약하게 떠도는 존재들에게 가해진 파열로 인하여 하늘에 피어난
오색 구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영롱하게 빛나는 허공의 퇴락에 호기심을 품었다. “


                                                                                                     박형근 작가노트 중 일부

 

 스페이스 소는 오는 7월 16일부터 8월 16일까지 사진작가 박형근의 개인전 <채운 彩雲 Iridescent Cloud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7년 두만강 프로젝트 연작을 소개한 이후 스페이스 소에서 갖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중 하나인 에서 추구하였던 미의식과 작업 여정을 이어가는 새로운 연작 와 신작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실재와 가상, 현실과 비현실, 자연과 도시의 경계 그리고 현재에 존재하는 과거의 흔적을 탐색하면서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모호한 내러티브를 담아내는 그의 작업방식은 사진의 본성인 기록성과 작가 특유의 문학적 상상이 결합되어 박형근 스타일의 시각적 서사를 형성한다. 그리고 이를 한국 현대사를 표상하는 장소와 오브제 그리고 색과 연결시켜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 사회, 역사적 상황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연작들도 발표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채운 彩雲 Iridescent Clouds’은 붉은색과 초록색의 찬란한 색들이 번갈아 띠를 이루며 마치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만들어진 구름 또는 그러한 구름을 만드는 태양광 회절이라는 자연현상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 현상은 구름이 실제로 무지개색을 지닌 것이 아니라 태양으로 온 빛이 회절 되어 보이는 것일 뿐이다.지금 눈앞의 무지개구름엔 무지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가 실재하지 않는 무지개를 느끼며 감동을 받는 것과 같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아름다움은 반드시 실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아름다운 기억이 실은 순간의 감정과 상태의 영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점과 같이 우리가 느끼는 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지금은 부재할지도 모르는 사진 속 존재에 감동하는 것처럼 실체 없는,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다. 

 <Overlay-20,Iridescent Clouds> 속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아닌 붉은 빛과 초록빛을 머금은 구름 그리고 <Overlay-11,Flurry>속 물 위에 비친 듯한 나무. 그리고 위로 떠 있는 둥근 무지개 띠와 나뭇잎들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일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것을 사진에 담아낸다. 강렬하고 깊은 색감과 같은 요소를 통해 비현실적인 상황을 구성하여 그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그의 사진은 현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실현되는 곳처럼 느껴진다.  낯설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가진 사진이지만 엄연히 실재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기도 하다. 초록색과 붉은색 구름,  두개의 달, 푸른빛 풍경 위의 붉은 열매와 나뭇가지, 무지개가 얹어진 나무와 같이 몽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것들은 우리의 감각과 기억에 개입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며 실제로 어떠한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작가의 연출은 비현실적인 모든 것이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는 그러한 세계의 감각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현실과 비현실을 동시에 살아간다. 재난 영화, 좀비물, 온라인 게임과 같이 비현실적, 허구, 몽상, 상상의 세계를 무수히 많이 소비해왔기에 그런 커뮤니케이션에 쉽게 몰입하며 익숙함을 느낄 것이다.  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비현실적 세계에 빠져들어 오랜 시간을 보낸다. 재난 영화에서나 볼법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는 실제 세계에서 비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던 바이러스와 전염에 관한 내용이 현실에서 발생하자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과 공포의 확산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연쇄적인 현상이 주목받았다. 코로나 -19는 실제 삶을 비현실적으로 연출한 영화와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상황에서 예측불가능한 것들과의  공생 속에서 마주한 불확정적인 것에 대한 불안을 인식하였고, 이전에 지각하지 못했던 퇴행과 한계를 인지하였다고 언급했다. 바이러스가 가한 현실의 균열은 그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개인적 감정, 주관적 현실 인식방식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에서 발생하는 비현실성이 우리의 일상과 감성을 흔들듯,  그 또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호기심과 동경을 갖고 프레임 속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어진다. 그의 사진은 명확하게 메시지를 제시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말 걸기를 시도하는 듯이 보인다. 그는 이번 사태를 경험하고 느끼며  그로 인해 가해진 파열되고 비현실적인 현실을 변종 구름 – 눈앞에 실제 實際 하지만 실재 實在하지 않는- ‘채운’에 빗대어 서술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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